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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엄마를 위한 좋은글] 세상에 모든 일에 고맙다가 붙으면 얼마나 좋을까

by 하얀 hayan 2019.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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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주부라는 이름으로 살면서 모든 것이 참 당연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NS를 보다 당연한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는데 왜 어느 순간부터 모든 것이 당연해졌는지 의문이 들었어요.

가족들을 위해 청소기를 돌리는 것, 세탁기를 돌리는 것, 식사를 준비해 주는 것, 설거지를 하는 것, 같이 지내는 강아지의 사료주기와 배변처리를 하는 것은 물론이며 집에서 내 손길 거치지 않은 곳이 없는데 그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게 조금 화가 났는지도 모릅니다.

집은 생각보다 금방 더러워져요. 치워도 티가 안납니다. 어린 아이와 살면 더더욱 느껴져요. ​​


가능하면 깨끗하고 청결한 환경에서 지내려고 하지만 쉽지 않아요.

거실에 있는 1200 땅콩책상입니다. 항상 장난감과 책, 색연필, 싸인펜, 종이조각 등으로 가득한 공간이에요. 6살 아이에게 1미터 20짜리 책상은 참 넓은 공간일텐데 전혀 넓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아이는 놀던 장난감을 그대로 두고 계속해서 다른 장난감을 쌓아가면서 놀았어요. 그러던 중 5살짜리 동생이 있는 친구네 집에 놀러가게 됩니다. 그 집에서는 아이가 놀던 장난감은 아이가 정리하고 치우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었어요. 우리집도 똑같이 하기로 합니다.

결과는 대성공.


이렇게 치우고 살게 된지 2주 되었어요. 행복합니다.

모든 놀이감은 각기 제 상자에 들어가게 되었고요. 소중한 레고놀이는 보물창고에 소중히 가져다 둡니다. 정말 가슴 떨리는 일이에요. 직접 정리하는 아이라니 감사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친구야, 정말 고맙다.

세상엔 공짜가 없는 것처럼 당연한 것도 없어야 하는데 그동안은 당연하게 제가 치우고 정리하고 마음쓰며 살았나봅니다. 내일은 열심히 치우는 예쁜 우리 아이에게 정말 니가 자랑스럽다고 멋지다고 칭찬 해줘야겠습니다.

가정주부가 당연하게 하는 모든 일에 고맙다라는 한 마디가 붙는다면 사랑가득한 가정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칭찬은 사람을 기분좋게 만드니까요.

제가 하는 일에 매번 고맙다는 말을 듣기 어렵다면 저라도 남편이나 아이가 하는 일에 고맙다고 해야겠습니다. 고맙다고 말하기 어렵다면 출근하고 퇴근하는 남편을 안아주거나 뽀뽀해주면 사랑이 샘솟는 가정이 될거에요.


다른 사람을 바꾸려 하면 불행이 시작되지만 나를 바꾸려 하면 행복이 다가온다는 것을 믿어보려 합니다.

포근하고 따스한 가정은 아이에겐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빛이 되고, 남편에겐 든든한 지원군이 생기는 일이니까요.

물론 갑자기 집안을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따스한 집으로 바꿀 수 없다고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기로 해요. 집안일은 밖에서 일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종류의 스트레스를 받지만 극복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오늘 저녁은 뭐먹지, 치우고 싶기도 하지만 책도 읽고 싶고 블로그에 글도 쓰고 싶어서 초조함을 느낄 때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에요. 또 아이를 데리러갈 시간이 다가오는데 끝낸 일이 적으면 심리적인 압박을 느낍니다.

그나마 다행인 부분은 이 모든 일에 잔소리를 할 수 있는 남편이 너그럽게 봐주고 있는 점입니다.

특별한 반찬이 없어도, 집안일을 많이 끝내놓지 않아도 남편은 거의 잔소리를 하지 않아요. 저희집은 주로 남편이 입을 옷을 골라달라고 하거나 반찬뚜껑을 열어 접시에 담아달라하면 싸우게 됩니다. ​​


집안일 보다는 다른 일로 싸우고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오늘 저녁에 뭐먹지에 대한 고민은 할 수 있는 메뉴가 조금 늘어나면서 좋아졌습니다. 매운 생선조림, 맵지 않은 생선조림, 된장찌개, 만두국, 이연복 쉐프님표 짜파게티, 오징어볶음, 부침개 등 맛있는 메뉴가 하나둘 늘면서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도시에 살 때는 저녁을 하기 싫으면 매번 배달음식을 시켜먹어서 음식솜씨가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었는데 시골로 이사오고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음식을 하는 빈도가 늘다보니 상승곡선으로 갈아타는 중입니다.

그리고 친정엄마의 도움도 한 몫 합니다. 재료를 많이 사다주십니다. 애호박, 각종 생선, 갈비찜, 소고기무국, 갈비탕, 곰국, 부침개, 양파, 마늘, 고구마, 감자 등 주실 수 있는 재료는 다 주십니다. 엄마 감사합니다.


제가 집안일도 하고 싶고 책도 읽고 싶고 블로그 글도 쓰고 싶은 초조함은 다 내려놓고 책을 읽으면 수그러듭니다. 집안일은 눈을 감으면 당장은 회피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책에 집중하다보면 생각이 많아졌다 정리되면서 안정을 되찾습니다.

초조함은 욕심에서 나옵니다. 몸은 하나인데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욕심에서 감정이 요동칩니다. 그냥 눈앞에 일이 보이지만 눈을 감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지금의 시간이 지나면 언제 책을 읽고 글을 쓸지 모르니까요.

집안일은 책을 읽고 해도 되고 블로그에 글을 쓰고 해도 됩니다. 물론 당장 쓸 수건만 있다고 하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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